조광한 남양주시장. 사진=남양주시
조광한 남양주시장. 사진=남양주시

조광한 경기 남양주시장이 수감 57일 만인 지난 12일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풀려나 업무에 복귀하면서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에 나오는 이순신 장군의 독백을 인용,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조 시장은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조 시장은 13일 입장문을 통해 “73만 시민과 시 공직자 여러분의 곁이 참 그리웠다”며 “60대 초반의 저에게 ‘남양주시장’이라는 영광스러운 인연을 주셨던 소중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절감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막중한 책임이 부여된 자리를 두 달 가까이 비울 수밖에 없었던 것에 사과의 마음을 전한다”며 “앞으로 어떠한 경우든 최선을 다해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겠다”고 공언했다.

다음은 조광한 남양주시장의 입장문 전문이다.

73만 시민 여러분, 그리고 73만 시민의 행복을 위해 아낌없이 노력하고 계신 남양주시 공직자 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곁이 참 그리웠습니다.

​60대 초반의 저에게 ‘남양주시장’이라는 영광스러운 인연을 주셨던 소중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60대라는 나이가 지적역량이 가장 안정적이고 활발하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조금 미흡한 제 삶 속에서 이번에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수많은 생각들을 표현하고 싶지만 김훈 선생의 ‘칼의 노래’에 나오는 이순신 장군의 독백으로 제 심정을 대신하겠습니다.

​“나는 정유년 4월 초하룻날

서울 의금부에서 풀려났다.

내가 받은 문초의 내용은 무의미했다.

위관들의 심문은 결국 아무것도

묻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헛것을 쫓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언어가 가엾었다.

그들은 헛것을 정밀하게 짜 맞추어

충(忠)과 의(義)의 구조물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바다의 사실에

입각해 있지 않았다.

​형틀에 묶여서 나는

허깨비를 마주 대하고 있었다.

내 몸을 으깨는 헛것들의 매는

뼈가 깨어지듯이 아프고 깊었다.

나는 헛것의 무내용함과

눈앞에 절벽을 몰아세우는

매의 고통 사이에서 여러 번 실신했다.”

​저는 시장으로 재임하면서 남양주시민의 자긍심을 높여드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남양주시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이 부여된 자리를 두 달 가까이 비울 수밖에 없었던 것에 사과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 어떠한 경우든 최선을 다해서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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