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기준 누적 방문객 수 4만명 집계... 개관 5개월 만

반민족행위 처벌 특별법정. 사진=남양주시
반민족행위 처벌 특별법정. 사진=남양주시

경기 남양주시가 금곡동 일원에 새로 조성한 '이석영 광장과 역사체험관 리멤버(REMEMBER) 1910'이 지역 대표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시설은 안중근 의사 순국일인 지난 3월26일 문을 열었다.

시는 지난달 말 기준 역사체험관 누적 방문객 수가 4만명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개관 5개월 만에 세운 기록이다.

이곳에는 당초 옛 목화예식장 건물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시는 2019년 홍유릉을 가로 막고 있던 해당 건물 1만4000여㎡ 부지에 국·도비와 지방비 등 470억 원을 들여 역사관과 체험·문화·공연을 향유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했다.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1855~1934) 등 6형제(건영·석영·철영·회영·시영·호영)의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다.

홍릉은 고종과 명성황후, 유릉은 순종과 순명·순정효황후의 무덤이다.

이석영 선생은 1910년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자 현재 가치 약 2조원이 넘는 남양주시 화도읍 가곡리 일대 땅을 모두 팔아 항일무장투쟁의 근원지인 신흥무관학교를 설립, 초대 교장을 맡았다.

이후 일제의 지명수배 탓에 중국 각지를 홀로 떠돌아다니다 80살이 되던 해 상하이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다.

'이석영 광장'에는 이들 형제가 결의를 다지는 모습을 상징하는 표지석과 6개의 돌, 만주로 망명할 당시 건넜던 압록강을 상징하는 바닥분수가 설치됐다. 그늘막과 테이블·의자, 미디어 파사드, 경관조명 등도 갖췄다.

광장 지하1층에 마련된 '리멤버 1910'은 학생이나 가족 단위 시민들이 문화생활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졌다.

남양주 출신 독립운동가 102명의 이름이 새겨진 독립의 계단과 친일파를 심판하는 반민족행위 처벌 특별법정(역사법정), 안중근 의사 등 독립투사들이 수감됐던 중국 뤼순감옥·서대문형무소 등을 재현했다.

이석영 선생의 호를 딴 '영석라운지'와 베이커리 카페, 독립운동 영상 등을 상영하는 미디어홀과 독립운동 관련 자료가 비치된 컨퍼런스룸도 만들었다.

조형물 '빛을 잇는 손'. 사진=남양주시
조형물 '빛을 잇는 손'. 사진=남양주시

이석영 광장은 현재 2차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8월말에는 상징 조형물 '빛을 잇는 손'이 완성돼 시민에 공개됐다.

조형물은 이석영 선생 6형제와 21세기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러운 6인이 손을 맞잡은 형상으로, 지난 역사를 기억하고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가는 민족의 기상과 다짐을 상징한다.

조형물 제작 작업에는 이석영 선생의 후손인 이종찬 전 국정원장과 원혜영 전 국회의원(풀무원 설립자 후손), 조수미, 박찬호, 박세리가 참여했다. 여기에 21세기를 이끌어 갈 어린이의 손을 더했다.

나점수 작가는 "민족의 정서를 함축한 백색의 여백은 묵상의 공간"이라며 "빛을 잇는 손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소통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조광한 시장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며 "남양주시는 아픈 역사의 상처를 딛고 일어나 새로운 미래를 선도하는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체험관 등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중 무료로 운영된다. 1월1일과 구정·추석날은 휴관한다.

각종 교육·체험프로그램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부 연기된 상태다. 이석영 선생과 '리멤버 1910' 등 공간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 중이다. 

<데일리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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